“향수의 고장에서 만나는 조용한 하루”
서론: 시인의 고향에서 하루를 쉬어가다
충청북도 옥천은 시인 정지용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행지로서의 존재감은 의외로 미미하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 옥천을 더 특별하게 만든다. 상업화되지 않은 골목과 정겨운 전통시장, 강가를 따라 조성된 산책길, 그리고 ‘향수’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풍경이 하루 동안 여유로운 여행을 선물한다. 서울이나 대전에서 1~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어 당일치기 여행지로도 적합하며, 부담 없이 떠날 수 있는 ‘쉼표 같은 소도시’가 바로 옥천이다.
📌 옥천 당일치기 코스
1.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 – 향수의 시작점
정지용 생가는 소박한 기와집 형태로, 시인의 유년 시절을 간직한 공간이다. 생가 옆 정지용 문학관에서는 그의 대표 작품과 생애, 문학적 배경을 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되어 있다. 시인이 바라보았던 풍경 속에서 직접 그의 시를 읽어보는 경험은, 단순한 문학 탐방을 넘는 감성을 전해준다.
2. 향수 100리길 – 걷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는 길
생가 앞에서 이어지는 향수 100리길은 금강을 따라 조성된 트레킹 코스다. 전체 구간은 길지만, 당일 여행이라면 초입 구간만 걸어도 충분하다. 강변에는 데크 산책로와 벤치, 그리고 들꽃이 어우러져 있어 도시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한적함을 준다. 여유롭게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속도가 느려진다.
3. 옥천 전통시장 – 소박한 시골장터의 정
여행의 중간에는 옥천전통시장에서 점심을 해결하자. 시장 안에는 칼국수집, 수육백반, 두부요리 등 부담 없는 식당이 여럿 있다. 특히 시장 인근 두부 가게의 손두부는 지역 주민도 즐겨 찾는 맛집이다. 시장을 둘러보며 로컬 특산물인 옥천 포도즙이나 전통 장류를 사는 것도 좋다.
4. 금강변 산책길 – 조용한 강을 따라 마무리하는 여행
오후 시간에는 금강변 산책로를 걷자. 옥천의 금강은 도심과 멀지 않지만 사람이 거의 없어 정말 조용하다. 강가를 따라 놓인 벤치에 앉아 있으면 강물 흐르는 소리와 바람 소리만이 귀에 닿는다.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고, 오늘 하루를 차분히 정리하기에 완벽한 장소다.
✨ 여행 팁
- 옥천역에서 정지용 생가까지는 도보 15분 거리로 충분히 걸을 수 있다.
- 향수 100리길은 구간마다 난이도가 다르므로, 초보자라면 1~2구간 정도만 추천.
- 시장과 문학관 모두 월요일은 휴무일인 경우가 있으니 사전 확인 필수.
마무리: 당일이지만 오래 남는 여행지, 옥천
빠르게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여행, 오히려 천천히 걸어야 더 좋은 여행이 있다. 충북 옥천은 그런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딱 맞는 장소다. 하루면 충분하지만, 그 하루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누군가에게는 그냥 지나쳤을 도시, 그러나 당신에게는 특별한 하루가 될 수 있는 옥천.
